[서평] 변신, 프란츠 카프카



프란츠 카프카의 역작, '변신' 을 드디어 읽었다. 솔직히 말하면 읽은지는 몇 달 전이지만 서평을 쓰고 싶어서 다시 책 내용을 더듬어보았다.

'변신'은 아침에 일어나보니 벌레로 변해버린 한 남자에 관한 이야기이다. '어떻게 그럴수 있지?' 라는 생각따위는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건 벌레로 변한 주인공의 앞으로의 삶이다. 그는 이러한 황당한 사건을 어떻게 받아들 일 것인가. 그리고 둘도 없이 소중한 그의 가족은 그를 어떻게 대할 것인가. 이것은 흔한 막장드라마가 아니다. 너무나 사실적이며 현실감있지만 덤덤한 우리네 세계의 이야기이다.

다시 이야기로 돌아가보자. 그는 아침에 일어나서 바뀌어버린 자신의 몸을 발견했다. 해괴한 손과 발 그리고 머리 위로 보이는 더듬이는 그를 경악하게 만들었지만 대단하게도 그는 이내 곧 평정심을 되찾았다. 침착함이 몸에 밴듯하다. 그는 침대 밑으로 내려오다가 뒤집어졌다. 여느 벌레가 그렇듯 짧은 다리로 몸을 스스로 뒤집는 것 조차 그에게는 곤욕이었다. 그는 꽤나 효자인 듯 하다. 충분히 자신이 처한 상황에 절망 할 수도 있음에도 그는 그렇지 않았다. 오히려 이 문 밖을 나갔을때 부모님 그리고 여동생이 얼마나 놀랠지 걱정한다. 그렇다. 그는 어제까지만 해도 집안 전체를 먹여살리는 가장이었다. 그가 가족을 어떻게 생각할 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그들의 안위를 위해 자신을 희생 시킨것만은 사실이다.

가족들은 처음에는 벌레가 된 아들, 그리고 남동생을 지극정성으로 보살폈다. 꾸준이 밥도 챙겨주고 방청소도 열심히 했다. 그러나 이내 모든 것이 시들었다. 청소를 자주 하지 않아서 집안에서 악취가 났고 방의 가구를 모조리 빼버려서 창살없는 감옥이 되어버렸다. 누가 볼까 두려워 아들의 존재를 숨긴채 문을 잠궈놓기 일쑤였다. 그저 시간이 지나도 변함없는 것은 아들의 흉칙한 모습 뿐이었다.

주인공은 자조했다. 가족에게 외면받고 정말 '벌레'로서의 취급을 당했다. 결국 홀로 방안에서 쓸쓸하게 생을 마감한다. 아무도 그의 죽음에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오히려 죽은뒤 홀가분함을 느끼는 '가족' 이 그의 빈자리를 대신했다.

누가 이들을 원망 할 수 있을까. 이들 '가족' 처럼 하지 않을 사람이 누가 있을까. 생각해보면 결국 '가족'이라는 가장 끈끈한 혈연 조차도 필요에 의해서 맺어져 있는 관계가 아닐까. 그러나 모성애를 생각해보면 아닐 것이라는 생각이든다. 그러나 또 다시 고민해보면 자식이라는 존재를 통해서 '엄마'란 존재가 행복감을 느끼기 때문에 이 역시 '필요에 의한', 나아가 '자신의 이익을 위한' 관계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이 놀라운 이유는 놀랄만큼 덤덤하게 우리네 현실을 묘사했다는 것이다. 우리 모두는 '이 들' 이었거나 '이 들' 일 것이다. 한번 쯤 생각해 볼만한 문제 인 듯 하다.





No comments

0 개의 댓글:

댓글 쓰기

Popular Posts

Powered by Blogg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