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곁에 두고 읽는 니체


프리드리히 니체를 모르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하지만 니체를 제대로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최근 나는 이러한 니체라는 인물에 흥미가 생기게 되었다. 도대체 어떤 사람인지 제대로 알고 싶었다. 내가 아는 니체 수준의 니체는 어떤 철학자보다도 파격적이고 매력적이지만 마음은 따듯한 사람이었다. (어딘가 차가워 보이는 외모에서 슬픈 감정이 느껴지는것 역시 이와 같은 이유일지도 모른다.)

솔직히 이 책을 다 읽은 지금도 내가 니체에 대해서 정확히 안다고 말할 수 없다. 다만 이 책은 니체의 여러 저서를 진지하게 읽어봐야 겠다는 다짐을 하게 한 고마운 책이다. 가장 보고 싶은것은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라는 책이다. 이 책 뿐만 아니라 다른 철학 관련 저서에서도 자주 언급되었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는 니체의 대표 작품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유명하다. (물론 니체의 책은 대부분 굉장히 유명하다.)

책을 읽다보면 정확히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시선이 고정되는 문장이 있기 마련이다. 그때 해당 문장을 천천히 필사하고 암송했을때 진정한 독서가 된다고 들었다. 나는 솔직히 그 정도 수준까지는 되지 않는 것 같다. 대신 언제라도 니체의 말을 볼 수 있도록 아래와 같이 기록해 보았다.

1.
현재보다 퇴보하기를 바라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성장하고 발전하려면 지금보다 더 나은 나를 만드는 것이 모든 이의 꿈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자기 자신에게 확실한 임무를 부여하고 뜨거운 열정으로 가슴속 욕망을 일깨우며, 그로 인해 항상 팽팽한 긴장감을 느끼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영국 정신분석학자이자 심리학자인 앤서니스토 박사는 <고독의 위로(Solitude)> 라는 책에서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인간관계에 지나치게 큰 의미를 두고 있지만 사실 인간관계와 행복의 연결고리는 매우 허약하다. 제대로 된 인간관계를 맺는다면 삶이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할 것이고, 행복하지 못하다면 그 인간관계가 분명 뭔가 잘못된 것이라는 우리의 생각은 지나친 게 아닐까?

만약 니체가 자신이 죽은 지 20년 뒤 태어난 이 심리학자의 말을 들었더라면, 정말로 옳은 말이라고 동감했을 것이다. 니체는 인간관계에 무척이나 서툰 사람이었다. 마음을 나눌 친구마저 별로 없었다. 그렇게 평생을 고독하게 살았지만 진짜 행복은 자기 속에 있다는 확고한 신념으로 평생을 일관했기에 견딜 수 있었을 것이다.

2.
사람들은 진정한 자아를 찾기 위해 누군가를 간절히 원한다. 자기를 상대해 줄 친구를 찾고, 막연한 안도감을 느끼기 위해 누군가에게 의지한다. 고독하기 때문이다. 왜 고독할까? 자신을 제대로 사랑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순간적인 기쁨을 나누는 친구가 아무리 많아도 고독으로 인한 상처는 쉽게 치유되지 않을 것이다. 자신을 진정으로 사랑하기 위해서는 먼저 무엇인가에 온 힘을 쏟아야 한다. 자신의 다리로 높은 곳을 향해 걸으면 고통이 따르지만, 그것은 마음의 근육을 튼튼하게 만드는 고통이다.

3.
인생의 목적은 끊임없는 전진이다. 먼 곳으로 항해하는 배가 풍파 없이 조용히 갈 수만은 없다. 풍파는 늘 전진하는 사람의 벗이다.

4.
삶 자체가 곧 역사다. 지금 무엇을 위해 살고 어떻게 행동하는가. 그것이 바로 매일의 역사를 만든다. 두려워하거나 허둥대지 않고 오늘 하루를 마쳤는가, 게으르게 보냈는가, 용감하게 도전했는가, 어떤 일을 어제보다 더 나은 방법으로 행했는가. 이 같은 태도들이 하나하나 쌓여 매일의 역사를 만드는 것이다.

5.
그는 누가 어떤 책을 읽고, 외우는 것은 도저히 할 수 없는 일이니 그냥 알고 넘어가겠다는 식으로 나오면 크게 화를 냈다. 나는 책을 소리내어 읽을 것을 주장하는 사람으로서 니체의 생각에 안심이 된다.
"굳이 암송할 때까지 읽고 또 읽을 필요가 있을까요? 그렇게 하지 않아도 책의 내용을 이해하는 데는 차이가 없지 않나요?"
자칫하면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 차이는 실로 대단하다. 진정한 가르침은 자신의 내면에 깊이 확실하게 넣어두는 보물과 같은 것으로 생각할 때 더 빛난다. 진정한 보물은 자유자재로 꺼내 쓸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러러면 반복해서 외우고 또 외워서 확실히 자기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그 정도가 아니라면 정말로 알았다고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소리내어 읽고 기억하는 과정을 거칠 때 비로소 칼끝처럼 날카로워진 지식이 나의 재산으로 축적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그것은 단지 언젠가 한번 읽은 것일 뿐, 영원히 나의 피와 살이 되지 않는다.

6.
외우는 것이 진짜 독서다.
"나는 단지 피를 쏟아서 쓴 것만 사랑한다."
니체는 전통적인 서구 종교와 도덕 철학에 깔려 있는 근본 동기를 밝히기 위해 그렇게 피를 쏟아서 쓰고 또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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