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체게바라 자서전



'20세기 가장 완전한 인간의 삶.
어째서 일까. 어째서 체게바라가 20세기 가장 완전한 인간일까. 무슨 일 때문에 장래가 유망한 23살 의대생이 왜 26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혁명가가 되어 총을 잡았을까. 나는 그에 대해 무척이나 궁금했다. 그래서 이 책을 집었다.

첫 페이지에 이렇게 적혀있다.

체 게바라는

23살에 라틴아메리카를 여행하다 혁명가의 꿈을 품었고
26살에 제국주의와 싸우기 위해 과테말라에서 총을 들었고 28살에 쿠바로 떠나는 혁명가들의 배에 몸을 실었고
31살에 쿠바혁명을 성공시켰으며
그리고 39살,
볼리비아 밀림에서 외롭게 싸우다 장렬하게 전사한 그날까지
한 순간도 손에서 총을 놓지 않았다.
그를 가리켜 세상은
'20세기 가장 완전한 인간' 이라고 부른다.


그는 1928년 아르헨티나 로사리오의 상류층 가정에서 태어났다. 천식이 심하긴 했지만 의대를 졸업할 정도로 똑똑하고 장래가 유망한 청년으로 성장했다. 1951년 23살에 친구 알베르토와 8개월간 남아메리카 여행를 여행했고, 이 여행은 그로 하여금 의사의 길을 포기하고 전설적인 혁명가의 길로 가게 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1954년 피델 카스트로를 만나 쿠바혁명의 반군사령관으로서 게릴라 투쟁을 이끌어 승리를 쟁취하여 혁명정부의 2인자로서 중앙은행 총재와 산업부 장관 등을 역임한다. 1965년 4월 어느 날 '나는 정치가가 아니라 혁명가이다. 쿠바에서 내가 할 일은 모두 끝났다' 라는 편지를 남기고 홀연히 사라졌다. 이후 콩고 혁명투쟁을 지원하던 중 1967년 10월 8일 미국이 지휘하는 볼리비아 반군추격대에 생포되어 다음 날 총살되었다. 그의 시신은 은닉되었고, 유해만이 30년이 지난 1997년에 발견되어 쿠바로 돌아왔다.

한 사람의 일생을 돌아볼 때 세계사와 대조해보면 흥미로운 점이 많다. 체게바라가 살았던 남아메리카 국가는 다행이 1,2차 세계 대전의 무대가 되지는 않았지만 종전후 소련과 서방(미국과 서유럽)과의 대립구도, 즉 냉전체제라는 소리없는 전쟁터가 되어 있었다. 체게바라는 이러한 냉전구도가 최고조일때 남아메리카 여행을 떠났고 자본가들의 횡포와 자본주의의 폐해를 직접 목격하고 사회주의 시대를 이뤄내기 위한 혁명가를 꿈꾸게 되었다. 체게바라가 훌륭한 일을 많이 한 것 같지만 어찌보면 굉장히 보잘 것 없이도 느껴진다. 가난한 민중을 구제하기 위해 혁명가가 되어 죽도록 싸우고 노력했지만 그가 지향했던 사회주의는 1991년 붕괴해버렸다. 그리고 그가 경멸하던 자본주의는 대부분의 나라가 따르는 건실한 체계가 되었다. 이러한 체제하에 빈부격차는 계속 커져가고 아프리카에는 굶어죽는 사람이 엄청많다. 체계바라가 지금껏 살아있었다면 이를 보고 뭐라고 말했을지 궁금하다.

거시적으로 봤을 때 체게바라의 삶은 굉장히 허무하고 부질없다. 그럼에도 체게바라가 멋있는 이유는 한 가지인것 같다. 자신이 믿는 신념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쳐 행동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동전은 던져졌다. 빙글빙글 돌다가 바닥에 떨어진 동전은 앞면일 수도 있고 뒷면일 수도 있다. 만물의 척도인 인간으로서의 나는 여기에 내가 본 것들을 나만의 언어로 풀어갈 것이며, 또 나만의 입을 통해 이야기할 것이다. 나는 동전의 앞면이 열 번 나올 동안 오로지 한 번밖에 나오지 않은 뒷면만을 본 것일 수 있고, 또 그 반대일 수도 있다. 사실 그럴 가능성은 분명히 있으며, 변명의 여지도 없다. 내 입은 내 눈이 실제로 본 것만을 설명할 수 있을 뿐이기 때문이다.
- '체게바라 자서전'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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