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멋진 하루


헤어진 연인이 재회해서, 아니 남자에게 빌려준 돈을 받으려 나타난 여자와 갚을 돈이 없어 주변사람들에게 꿔서 돈을 갚는 찌질한 남자가 겪는 하루가 이렇게 멋지다니.

줄거리를 간략히 이야기하면 이렇다. 희수(전도연)이 1년전 헤어졌던 연인 하정우를 찾아가서 다짜고짜 예전에 빌려줬던 돈을 갚으라 한다. 그것도 오늘 당장. 병운(하정우)는 당장 갚을 돈이 없으니 대신 주변 사람들에게 돈을 빌려서 주겠다고 말을 한다. 그렇게 희수는 하정우에게 돈을 받기 위한 하루동안의 여정이 시작된다.

희수는 스스로를 속물적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능력있는 사람과 결혼하기 위해 다짜고짜 병운에게 이별을 고했으나 그 '능력있는 사람'의 직장이 어려워지자 그 사람에게도 헤어짐을 고했으니 말이다. 그러나 병운은 희수를 원망하지 않는다. 그저 순수하게 희수를 바라보며 행복했던 옛 순간을 떠올리며 희수를 즐겁게 하려고 노력한다.

기억나는 장면이 있다.

병운과 희수가 지하철을 타고 가던 중 병운이 이렇게 말했다. "언젠가 말이야. 내가 좀 힘들었던 시기가 있었거든? 근데 꿈에 저사람(효도루)이 나왔어. 한국말을 하더라구. 너 괜찮아? 너 많이 힘들지? 나한테 막 그러는거야. 그말에 나 가슴이 막 벅차가지고 대답을 했어. 당신이 있어서 난 괜찮아. 그리고는 정말 한동안은 마음이 신기하게 괜찮은거야."

누군가 영화 평에 이런 글을 썼다. 아름을 드러내지 않고 주변사람에게 피해 안주려고하고 긍정적인 마음을 계속 자기려 한다고. 본받고 싶고 주위에 한명 쯤 있었으면 좋을 사람이라고 했다.

이 영화는 뭐랄까 마음이 답답할때마다 꺼내어 보고 싶은 그런 소중한 선물 같은 영화이다. 이 영화를 본 지금 마음이 한결 따듯해졌음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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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가위손


팀버튼 감독의 작품 중 하나, 가위손을 보았다. 이 영화를 아주 어린시절에 보았던 기억이 살짝 난다. 맞다. 이 영화는 1991년에 개봉된 작품이다. 그럼에도 지금까지 회자되는 것을 보면 분명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고 그래서 오래된 영화를 보게되었다.

줄거리는 이렇다. 인간이 되다가만 로봇, 에드워드는 손대신 날카로운 가위를 가지고 있다. 자신을 보살펴주는 할아버지를 잃고 홀로 외로이 시간을 보내던 에드워드는 화장품 외판원(펙)의 도움으로 성 밖으로 나가게 된다. 다행히 사람들은 에드워드에게 관심을 가졌고 에드워드 역시 잔디깎기, 미용 등으로 보답했다.
언제가부터인가 에드워드는 외판원의 딸(킴)에게 사랑하게 되었다. 그러나 손에 있는 커다란 가위 때문에 그를 안을 수도 쓰다듬을수도 없었다. 자신에게 관심을 가졌던 주변의 사람들이 하나둘 떠나갔고 마음의 상처는 깊어갔고 급기야 가위로 가족들에게 상처까지 입혔다. 에드워드는 결국 다시 자신이 있던 성으로 돌아갔고 혼자가 되었다. 

한편의 슬픈 동화를 본것 같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질 수도, 안을 수도 없는 에드워드는 어떤 슬픔을 느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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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시진핑은 왜 김정은을 죽이려는가



요즘 동아시아의 정세가 상당히 복잡하다. 북한의 젊은 지도자, 김정은은 계속해서 핵무기를 보유하려고 하고 미국을 포함한 다른 주변국가들은 이를 맹렬히 비판하고 있다. 예전과 다른 점은 북한의 오랜 동맹국인 중국 역시 북한에게 강하게 경고하며 다양한 경제적 압박을 가하고 있다. 미국, 중국, 한국 모두에게 강한 비난을 받으면서 북한이 일본에게 도움을 청하는 웃지 못할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결론적으로 이 책의 저자, 곤도 다이스케는 시진핑이 중국인민해방군을 완벽히 장악하고 마오쩌둥과 같은 1인자가 되기 위해서 전쟁이라는 방법을 사용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리고 중국이 일으키려는 전쟁의 상대국가는 북한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북한에서 "시진핑이 김정은 위원장을 죽이러 오지 않을까?" 라는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고 한다. 북한은 김일성이 나라를 수립(?)한 이래로 가장 빈곤하고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과연 김정은은 이러한 어려움을 어떻게 타계할 것일지 궁금하다. 정말로 전쟁을 일으킬것인가, 아니면 고집을 버리고 이웃나라들에게 저자세로 손을 내밀 것인가. 무척 재미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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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연] 존 스튜어트 밀 자유론 읽기 (오인영, 고려대 역사연구소 교수)



- 개인의 자유와 바람직한 삶 - 

오랜만에 철산도서관 강연에 참석하였다. 주제는 너무너무 유명한 존 스튜어트 밀의 자유론이다. 밀의 어린시절부터 지고지순한 러브스토리, 그리고 그의 대표작 '자유론'에 대해 흥미롭게 강의를 해준신 오인영 교수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밀은 어린시절 아버지에 의해 '슈퍼 엘리트' 교육을 받으며 자랐고 당시의 유명인인 제러미 벤담이나 데이비드 리카도와 토론을 하며 젊은 시절을 보냈다. 청년시절에는 "나의 선택이 다른 사람들에게 영향을 줄 경우, 나는 개개인이 누릴 수 있는 쾌락의 합산총량이 최대인 길을 선택해야 한다." 라는 대원칙을 가지고 있는 공리주의에 빠지게 되었다.

이러한 '슈퍼 초 엘리트' 밀은 해리엣 테일러라는 유부녀를 사랑하게 되었고 20년이 지난 후에야 합법적으로 영혼의 동반자로서 함께하게 되었다. 그러나 운명의 장난일까, 8년 후 해리엇이 폐충혈에 걸려 죽게되면서 영영 만날 수 없게 되었다.

밀의 저서 '자유론'은 '인간이 개인적으로나 집단적으로나 어느 한 사람의 자유에 정당하게 개입할 수 있는 유일한 경우는 자기 보호를 위한 경우밖에 없다' 라는 아주 단순한 하나의 원칙에 대한 정교화-상술-예증이다. 밀은 이 책에서 개인의 자유는, 이 자유가 타인에게 해를 입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절대적이어야 한다는 원칙의 타당성을 입증하려고 노력했다.

자유론은 기본적으로 '사람은 어쩔 수 없이 불완전한 존재이고, 따라서 어느 한 생각이 절대적으로 옳다고 자신 할 수 없다'는 전제 위에서 전개된다. 밀은 생각의 자유가 절대적으로 보장되어야하는 이유는 물론이고, 각자가 자기 나름대로 삶을 꾸려나갈 자유가 꼭 보장되어야 하는 이유를, 인간은 무엇이 진리인지 누구도 확신할 수 없다는 것에서 찾은 것이다.

밀에 의하면, 자신이 절대 진리를 알고 있으며 자신의 판단이 절대적으로 옳다는 자만에서 벗어나야만 자기 발전이 가능하고 사회적 관용이 작동할 수 있다. 나와 다르게 생각하고 표현할 수 있는 자유가 허용된 곳에서만 개인의 발전도 사회의 진보가 가능하다. 이런 견지에서 밀은 진리의 다면성(many-sideness)을 지지한다고 할 수 있다. 밀은 어떤 문제에 대한 가능한 한 가장 정확한 진리를 얻기 위해서는 서로 다른 생각을 지닌 모든 사람의 말을 들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는 '자유론'에서 토론과 검증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서 "교회 가운데 가장 완고하다고 할 수 있는" 로마가톨릭교회에서도 새로운 성자를 인정하는 시성식에서 조차 "악마의 변(devil's advocate)을 인내하며 듣는다는 사실을 예시하기도 하였다.

내 기준에서 봤을때 자유론은 분명 읽기 쉬운 책은 아니다. 그러나 역시 한번쯤은 꼭 읽어보아야 할 명저라는 것은 확실한 것 같다.

밀은 비록 공인된 의견이 옳은 뿐만 아니라 순수한 진리라고 하더라도, 그것이 강력하고 진지하게 시험 과정을 거치지 않는다면, 그 의견이나 진리는 그것을 진리로서 받아들이는 사람에게 하나의 편견의 형태로서 간직되어 그것 자체의 합리적 근거는 거의 이해되지도, 느껴지지도 못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밀의 주장에 따라 조만간 자유론을 눈으로 읽고 분석하고 판별해보아야 겠다.

그저 관습이 시키는 대로 따라 하기만 하는 사람은 아무런 선택도 하지 않은 것이나 다름없다. 무엇이 최선인지 구분하는 훈련을 또 가장 좋은 것에 대해 욕망을 느끼는 훈련을 하지 못하는 셈이다. 근육과 마찬가지로 사람의 정신이나 도덕적 힘도 자꾸 써야 커진다. 다른 사람이 믿으니까 자기도 믿는 경우도 그렇지만, 어떤 일을 다른 사람이 따라한다면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없을 것이다. 어떤 문제에 대해 자신의 분명한 이성적 판단에 따라 결론을 내리지 않는다면, 그 사람의 이성은 튼튼해질 수 없다.

인간은 개성에 맞게 자신을 계발하고 실현할 수 있는 합리적 존재이다. " 본성상 모형대로 찍어내고 그것을 시키는 대로 따라하는 기계"가 아니라 생명을 불어 넣어 주는 내면의 힘에 따라 온 사방으로 스스로 자라고 발전하려 하는 나무와 같은 존재" 라고 본다.
- '자유론' 중에서

출처

  • 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John_Stuart_Mill_by_London_Stereoscopic_Company,_c1870.jpg?uselang=ko
* 첨부한 이미지파일은 강의 프린트물입니다. 문제가 된다면 즉시 삭제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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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리콴유가 말하다


오늘날의 경제부국 싱가포르는 리콴유가 있기에 가능했다. 그는 말레이시아로부터 강제 독립된 가난한 싱가포르를 아시아 최고의 경제부국으로 변모시켰다. 이는 가히 혁신적이어서 시진핑이 리콴유를 직접 찾아가서 경제발전에 대해 자문을 구할정도이다.

그러나 그는 끊임없이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경제의 발전을 위해선 엘리트의 독재가 용납될 수 있는지, 국가보안법이 있어도 되는지, 언론의 자유가 제한되어도 되는지에 대해 많은 사람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전 박정희 대통령의 업적에 대해 말이 많은 것과 마찬가지인것 같다. 실제로 리콴유와 박정희는 여러모로 상당히 유사하다. 가난한 나라에서 경제 대국으로 발전시킨 주역이었으며, 몇 십년 동안 독재를 했으며, 언론이 통제되었다.

자료를 찾아본 결과, 싱가포르 사람들은 대체로 리콴유를 좋게 평가하는 것 같다. 그가 없었ㄷ면 싱가포르가 이렇게 빠르게 발전하지는 못했을 것 같다. 그것은 부정할 수 없어 보인다. 나는 이 책을 통해 그가 싱가포르를 개발한 '방법론'과 그는 어떤 사람인지, 어떤 신념을 가지고 있는지 알고 싶었다. 분명히 그의 정치모델에도 단점이 있다. 독재와 국가보안법이 힘없고 무고한 사람들에게 피해 준 적 있을 것이다. 나는 질문을 던지고 싶다. 
"리콴유 그는 독재자인가 영웅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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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체게바라 자서전



'20세기 가장 완전한 인간의 삶.
어째서 일까. 어째서 체게바라가 20세기 가장 완전한 인간일까. 무슨 일 때문에 장래가 유망한 23살 의대생이 왜 26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혁명가가 되어 총을 잡았을까. 나는 그에 대해 무척이나 궁금했다. 그래서 이 책을 집었다.

첫 페이지에 이렇게 적혀있다.

체 게바라는

23살에 라틴아메리카를 여행하다 혁명가의 꿈을 품었고
26살에 제국주의와 싸우기 위해 과테말라에서 총을 들었고 28살에 쿠바로 떠나는 혁명가들의 배에 몸을 실었고
31살에 쿠바혁명을 성공시켰으며
그리고 39살,
볼리비아 밀림에서 외롭게 싸우다 장렬하게 전사한 그날까지
한 순간도 손에서 총을 놓지 않았다.
그를 가리켜 세상은
'20세기 가장 완전한 인간' 이라고 부른다.


그는 1928년 아르헨티나 로사리오의 상류층 가정에서 태어났다. 천식이 심하긴 했지만 의대를 졸업할 정도로 똑똑하고 장래가 유망한 청년으로 성장했다. 1951년 23살에 친구 알베르토와 8개월간 남아메리카 여행를 여행했고, 이 여행은 그로 하여금 의사의 길을 포기하고 전설적인 혁명가의 길로 가게 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1954년 피델 카스트로를 만나 쿠바혁명의 반군사령관으로서 게릴라 투쟁을 이끌어 승리를 쟁취하여 혁명정부의 2인자로서 중앙은행 총재와 산업부 장관 등을 역임한다. 1965년 4월 어느 날 '나는 정치가가 아니라 혁명가이다. 쿠바에서 내가 할 일은 모두 끝났다' 라는 편지를 남기고 홀연히 사라졌다. 이후 콩고 혁명투쟁을 지원하던 중 1967년 10월 8일 미국이 지휘하는 볼리비아 반군추격대에 생포되어 다음 날 총살되었다. 그의 시신은 은닉되었고, 유해만이 30년이 지난 1997년에 발견되어 쿠바로 돌아왔다.

한 사람의 일생을 돌아볼 때 세계사와 대조해보면 흥미로운 점이 많다. 체게바라가 살았던 남아메리카 국가는 다행이 1,2차 세계 대전의 무대가 되지는 않았지만 종전후 소련과 서방(미국과 서유럽)과의 대립구도, 즉 냉전체제라는 소리없는 전쟁터가 되어 있었다. 체게바라는 이러한 냉전구도가 최고조일때 남아메리카 여행을 떠났고 자본가들의 횡포와 자본주의의 폐해를 직접 목격하고 사회주의 시대를 이뤄내기 위한 혁명가를 꿈꾸게 되었다. 체게바라가 훌륭한 일을 많이 한 것 같지만 어찌보면 굉장히 보잘 것 없이도 느껴진다. 가난한 민중을 구제하기 위해 혁명가가 되어 죽도록 싸우고 노력했지만 그가 지향했던 사회주의는 1991년 붕괴해버렸다. 그리고 그가 경멸하던 자본주의는 대부분의 나라가 따르는 건실한 체계가 되었다. 이러한 체제하에 빈부격차는 계속 커져가고 아프리카에는 굶어죽는 사람이 엄청많다. 체계바라가 지금껏 살아있었다면 이를 보고 뭐라고 말했을지 궁금하다.

거시적으로 봤을 때 체게바라의 삶은 굉장히 허무하고 부질없다. 그럼에도 체게바라가 멋있는 이유는 한 가지인것 같다. 자신이 믿는 신념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쳐 행동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동전은 던져졌다. 빙글빙글 돌다가 바닥에 떨어진 동전은 앞면일 수도 있고 뒷면일 수도 있다. 만물의 척도인 인간으로서의 나는 여기에 내가 본 것들을 나만의 언어로 풀어갈 것이며, 또 나만의 입을 통해 이야기할 것이다. 나는 동전의 앞면이 열 번 나올 동안 오로지 한 번밖에 나오지 않은 뒷면만을 본 것일 수 있고, 또 그 반대일 수도 있다. 사실 그럴 가능성은 분명히 있으며, 변명의 여지도 없다. 내 입은 내 눈이 실제로 본 것만을 설명할 수 있을 뿐이기 때문이다.
- '체게바라 자서전'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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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동아시아를 만든 열가지 사건


지금까지 유럽과 미국이 세계를 선도했다면, 이후부터는 동아시아가 선두에 서서 세계 경제를 이끌어 갈 것이라는 이야기를 어느 책에서 본 적이 있다. 미국과 유럽은 늙은 호랑이가 되어 부쩍 노쇠해졌다. 중국은 그 뒤를 바짝 따라가며 미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이 책의 제목을 읽는 순간 책 내용이 궁금했다. 그만큼 하루빨리 읽고 싶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의 세상은 어떤 사건들을 겪으면서 만들어진 것일까하는 궁금증이 강하게 생겼다.

책에서 다뤄지는 10가지 사건 중 몰랐던 내용이 꽤 있었다. 그리고 이것을 모르고 지금의 세상에서 살고 있었다는게 몹시 부끄러웠다. 대한민국, 아니 동아시아 나라의 국민들이 이 책을 꼭 읽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힘을 합쳐 장밋빛 미래를 도모했으면 하는 바램이 생긴다.

이 책이 독특한 것은 기자들의 기획하에 한국, 중국, 대만, 일본의 연구자들이 힘을 합쳐 출판한 책이라는 것이다. 각 단원마다 사건을 기술하고 해당 사건이 각 나라의 교과서에는 어떻게 표현되는지도 알 수 있기 때문에 이것을 살펴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이 글을 보는 모두에게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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