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기억들의 조우

어릴적 나는 오래된 연인이 이별을 하게 되면 어떤 감정을 느끼게 될지 궁금했었다. 직접 경험한 지금 그 궁금증이 아주 어리석은 질문임을 깨닫게 되었다. 오래되었건 오래되지 않았건 사랑하는 사람과 이별하는 것은 똑같이 아프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어느새 한달 정도가 지난것 같다. 여느 이별과 다름없이 이별한 날에는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고 가슴이 답답해서 하루에도 몇 번씩 밖으로 나와 하늘을 바라봤다. 그 사람과의 행복했던 일이 생각나서 견딜수 없이 슬펐고 몇번의 눈물도 흘렸다.

헤어지는 순간, 그날의 밤 온도, 그사람의 표정, 마지막으로 잡았던 손의 온기가 생각난다. 다시는 느낄 수 없는, 다시는 볼 수도 없는 것이기에 더욱 아픈것 같다. 나이가 들어서 조금 이별의 아픔이 무뎌진 것 같긴 하지만 선천적인지 어떤지 몰라도 아직 이별의 아픔이 나에게 완전히 가시지 않는다.

한때 나와 같은 추억을 공유했던 그 사람이 잘 살았으면 좋겠다. 내가 못해준 것, 부족했던 것을 다른 사람이 채워줬으면 좋겠다. 

그 동안 행복했고 정말 고마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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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안녕 ufo


평소 혼자 영화보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다. 그리고 내 여러가지 상황 때문인지 로맨스 영화를 찾게되었다.

시각장애인 경우는 여느 일반인보다 더 밝고 씩씩한 성격의 소유자다. 그녀는 오랬동안 동거하던 연인과 헤어지고 정리를 위해서 먼 지역으로 이사를 갔다. 그러다 성환을 만나 동네친구가 되었다. 한번도 연애를 해보지 못한 성환은 동네친구가 생겼다며 기뻐하는 경우에게 사랑의 감정을 느끼게 된다. 그러나 서로의 마음이 깊어지자 경우는 두려웠다. 누구라도 자신 곁에 영원히 있지 않을 것이고 자신 역시 누군가에게 의지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게 경우는 자신에게 다가오는 성환을 밀어냈다. 

마음을 자유자재로 조정 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어느 적정선을 정하고 딱 이만큼만 사랑 할꺼야든지 혹은 딱 6달간만 연애하고 그 다음에는 다 잊고 공부에 집중해야지라고 조정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물론 불가능하겠지만 말이다.

아니 다른 쪽으로 생각을 해보자. 그렇게 되면 좋을까. 마음이 아파 긴긴밤을 뜬눈으로 지새우고 먹먹한 가슴을 부여잡고 하늘을 바라보며 눈물흘리지 않게 되는것이 좋은 일 일까. 잘 모르겠다. 지금은 미칠듯이 아파도 나중에는 미소지으며 이야기 할 수 있는 좋은 추억이 되리란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나중' 이 꽤나 오랜 시간이라는 것이 문제이긴 하지만 말이다.

언젠가 이별에 힘들어하던 한 친구가 나에게 이런 이야기를 했다. "그 사람과의 모든 기억이 지워졌으면 좋겠어" 그저 나는 옆에서 그 친구의 어깨를 토닥토닥 해 줄 수 밖에 없었다.

이 영화는 한편의 행복한 동화같다. 우연한 기회로 성환의 진심을 확인한 경우는 성환을 찾아갔고 성환 역시 용기내여 자신의 마음을 경우에게 고백한다. 둘은 이렇게 연인이 되어 영화는 끝이 난다. 영화는 끝이지만 둘의 입장에서는 새로운 시작일 것이다. 둘의 순수한 사랑을 뒤에서 계속 응원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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